[단독] ‘금융의 산업지배 문제없나’···금감원, 주요 PEF들과 금산분리 논한다

오대석 기자([email protected]), 문재용 기자([email protected])

입력 : 2024.12.11 16:49:08 I 수정 : 2024.12.11 17:01:02
금융감독원이 국내 주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모아 금산분리를 주제로 간담회를 개최한다.

계엄·탄핵 정국으로 인해 자본시장 불안이 가중된 가운데 PEF들도 시장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지도 논의될 전망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자본시장 부원장 주재로 MBK파트너스·한앤컴퍼니 등 주요 PEF 10여곳 CEO들과 12일 간담회를 갖는다.

이 자리에서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언급했던 금산분리 이슈가 논의될 예정이다.

이 원장은 앞서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인수 이슈는 금산분리 원칙과 관련해 이제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 부작용이라는 새로운 정책적 화두를 새로 던지고 있어 고민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전통적인 금산분리 이슈는 재벌 대기업이 금융사를 소유해 고객자금을 유용하는 것을 막는 데 집중했는데, 이제는 금융자본이 산업체를 인수하는 행위도 문제가 없는지 살펴보자는 취지다.

이 원장은 “특정 산업군은 기간을 20~30년으로 길게 봐야 하는데 5년, 10년 내에 사업을 정리해야 하는 형태의 구조를 가졌다”라며 “금융자본이 산업자본을 지배하게 됐을 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주주가치 훼손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화두로 삼아서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 전했다.

당시 이 원장은 “전체적으로 사업규모가 유지되지 않은 채 금융자본이 인수 제조기업의 주요 사업부문을 분리 매각하는 방식으로 인해 중장기 관점에서 주주가치 훼손도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이 화두를 꺼낸 지 보름도 지나지 않아 금감원이 PEF를 직접 불러모아 간담회를 개최하며 관련 정책 논의가 가속화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이 원장이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인수시도를 예로 들며 금산분리 이슈를 꺼내들었던 만큼 해당 사안에 대한 논의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계엄선언 및 해제와 이어지는 탄핵 정국으로 인해 자본시장 불안이 증폭된 상황에서 PEF들이 시장안정에 어떤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을지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이나 보험사들처럼 자산매입을 위한 자금을 투입하는 방식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라며 “최근 PEF들의 행동주의적 활동이 시장불안을 키운 측면이 있는 만큼 이를 자중해 달라는 메시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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