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정국에 뚝뚝 떨어지는 원화값…물가 인상 쓰나미 올까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email protected])

입력 : 2024.12.13 15:45:32
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초콜릿 과자 제품이 진열돼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당장 내년 상품 기획해야하는 상품기획자(MD)들 입장에서는 죽겠다고 하고 있거든요. 최저가 보장 상품은 거의 판매 못 한다고 봐야 합니다.”

탄핵 정국에 따른 환율 급등으로 유통업계에 물가 인상 후폭풍이 거셀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커피, 식용유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원자재 값이 오름세를 보이며 환율에 따른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11월 기준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20년 수준 100)는 139.03으로, 10월(137.55)보다 1.1% 올랐다.

수입물가지수는 지난 10월(2.1%)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내 식품업체들의 경우 원재료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가령 라면의 주원료의 소맥분(밀가루)와 팜유는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환율 뿐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해 커피, 코코아 등 일부 원재료 가격은 이미 무섭게 올랐다. 뉴욕 국제상품거래소(ICE)에 따르면 아라비카 원두의 선물 가격은 지난 10일(현지 시각) 기준 0.45kg당 3.44달러(한화 약 4936원)까지 치솟았다.

이는 올해 들어서만 80% 가량 급등한 수준으로, 1977년 이후 47년만에 최고치다.

원두 가격이 급등한 이유는 올해 세계 최대 원두 생산국인 브라질에 장기간 지속된 가뭄으로 커피 농장이 황폐해지자 내년 커피 수확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 동서식품은 원재료 가격 인상에 따라 지난달 15일부터 인스턴트 커피·커피믹스·커피음료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8.9% 인상했다.

스타벅스 코리아도 원두 가격 인상을 이유로 지난 8월 그란데(473㎖)와 벤티(591㎖) 사이즈 커피 가격을 각각 올린 바 있다.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 가격은 지난달 말 기준 톤당 9425달러로 연초 대비 120% 이상 올랐다. 이상 기후 영향으로 재배 면적이 감소하면서 생산량이 줄어든 것이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코코아 가격이 급등하면서 제과 업체들은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오리온은 이달 1일부터 13개의 제품 가격을 평균 10.6% 인상했다. 대표적인 초코 과자 초코송이의 가격 인상폭은 20%에 달한다.

해태제과도 홈런볼, 포키 등 10개 제품 가격을 평균 8.6% 올렸고 롯데웰푸드 역시 빼빼로와 가나 초콜릿 등 17종 제품 가격을 평균 12% 인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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