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에코비트 팔아 빚 갚고 1000억만 건졌다
국내 1위 폐기물업체 에코비트
2조원에 IMM컨소에 매각했지만
기존 주주간계약·대출금 등으로
KKR이 매각대금 대부분 가져가
태영그룹 자구책 목표달성 못했지만
주식거래 재개 등 경영 정상화 과정
2조원에 IMM컨소에 매각했지만
기존 주주간계약·대출금 등으로
KKR이 매각대금 대부분 가져가
태영그룹 자구책 목표달성 못했지만
주식거래 재개 등 경영 정상화 과정
태영그룹이 국내 1위 폐기물 처리업체인 에코비트를 매각했음에도 불구하고 1000억원의 자금만 손에 쥔 것으로 드러났다.
주주간 계약에 따라,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에코비트 매각대금(2조700억원)을 거의 다 가져갔기 때문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가 벌어지자, 태영그룹이 1조6000억원 상당의 자구책을 마련하겠다고 나서면서 에코비트 매각이 추진된 바 있다.
비록 1000억원대 자금만 확보했지만, 태영건설은 그동안 채권단의 1조원 규모 출자전환과 부실PF 사업장 정리 등 일련의 과정을 거치면서 자본잠식에서 벗어나고 주식 거래도 재개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이번 매각대금이 낮다고 하더라도 태영건설은 경영 정상화 과정을 순탄하게 밟을 전망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태영그룹과 KKR은 에코비트를 IMM컨소시엄(IMM프라이빗에쿼티·IMM인베스트먼트)에 2조700억원에 매각하는 거래를 전날 마무리했다.
에코비트는 태영그룹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와 KKR이 지분을 50 대 50으로 보유하던 회사다.
에코비트 지분은 티와이홀딩스와 KKR이 50%씩 보유하고 있어 매각 대금도 절반인 1조350억원씩 가져갈 전망이었다.
하지만 기존 주주간 계약에 따라 매각대금은 KKR이 1조6440억원을 챙겨갔지만 티와이홀딩스는 4260억원을 가져가는 데 그쳤다. 이마저도 티와이홀딩스가 지난해 1월 KKR에서 빌린 4000억원 규모 차입금과 지연이자를 우선 상환하면서 전액 KKR에 넘겼다.
대신 에코비트는 매각 전 중간배당을 했다. 약 1059억원을 현금배당했는데 KKR은 배당받지 않고, 티와이홀딩스(태영그룹 지주회사)만 배당받는 차등배당 방식으로 진행했다.
결과적으로 에코비트 지분 50%를 매각하고도 티와이홀딩스에 실질적으로 유입된 돈은 1059억원에 그쳤다.
지난 2020년 에코비트에 첫 투자한 KKR은 그동안 에코비트에 총 1조3160억원을 투입했다. KKR은 2020~2022년 3년간 배당으로 800억원을 회수했고, 이번 매각으로 2조원가량을 모두 챙기면서 7000억원이 넘는 차익을 남기게 됐다.
태영그룹이 2조원에 달하는 에코비트를 매각하고도 1000억원밖에 손에 쥐지 못했지만, 태영건설 워크아웃은 순탄하게 진행될 전망이다.
에코비트 매각으로 연간 이자(약 520억원)를 덜어냈고, 그동안 태영그룹 내 알짜 자산들을 팔면서 유동성도 어느 정도 확보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태영그룹은 계열사 블루원 소유 골프장 4곳을 매각해 3000억원을 마련하고, 태영건설 소유 광명 테이크호텔(1100억원)과 여의도 사옥(2500억원)도 이미 매각했거나 매각할 예정이다.
또한 세운5구역(세운5-1·3) 재개발사업 지분과 시공권을 GS건설에 파는 식으로 부동산 자산 매각에도 나섰다. 그동안 자산 매각을 통해 7000억원 이상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더해 에코비트 매각대금까지 들어왔기 때문에 최소 8000억원 이상을 자산매각을 통해 확보했다.
당초 태영그룹이 제시했던 자구책(1조6000억원)보다는 못미치지만 최근 태영건설이 부실PF 사업장을 정리하고 자본잠식에도 벗어나고 있기 때문에 매각대금을 많이 확보하지 못한 것이 큰 문제는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태영건설측은 “앞으로 남은 자산 매각도 계획대로 추진하는 등 자구 이행계획을 성실히 수행해 태영건설 조기 정상화를 성공적으로 이뤄내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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