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했다면 뭔가 달라져야지”…나만 체감 더딘 이유 ‘여기’ 있었네

김민주 매경닷컴 기자([email protected])

입력 : 2024.12.03 12:51:47
예금·대출금리 인하 속도 달라 예대차↑…가산금리 영향
대출억제정책에 연말 총량 관리까지…대출금리 인하 미미


서울시내 현금인출기.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3.25%에서 3.0%로 0.25%포인트(p) 인하했다. 지난 10월에 이은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하지만, 정작 금융소비자들의 체감은 크지 않다. 서민들이 금리 인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최대 포인트인 ‘대출금리’는 여전히 요지부동이기 때문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의 기준금리 하향 조정 후 은행들은 예금 금리는 낮췄지만, 대출 금리는 크게 내리지 않아 예대금리차만 확대되고 있다.

통상 금리 인하기엔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예대금리차가 축소되는 것을 고려하면 예외적 흐름이다. 은행권이 당국의 대출 억제 정책에 따라 높은 대출금리를 유지하면서 이와 같은 현상이 펼쳐진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가 내려갔다고 예금, 대출 금리가 일정하게 함께 인하될 순 없다고 제언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준금리는 예금금리에 연동되지만,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가산금리가 더해졌기에 기준금리가 인하되더라도 가산금리가 높게 유지될 시 인하 폭이 제한될 수 있다”며 “여기에 가계대출 총량 규제도 대출금리 인하 폭 제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문앞에 붙은 대출 안내 현수막.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에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예대금리차는 지속 커지고 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서 확인한 지난 10월 5대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평균 1.04%포인트(p)다. 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지난 6월 0.51%p에서 7월 0.43%p로 하락했으나, 이후 8월 0.57%p, 9월 0.73%p, 10월 1.04%p 등으로 석 달 연속 상승했다. 3개월 만에 3배 이상 불어난 셈이다.

예금금리 인하 속도와 폭을 따라가진 못하지만 대출금리도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발표 후 소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서 확인한 금융채 5년물(무보증·AAA) 금리는 지난달 29일 기준 2.965%다. 지난달 1일 3.304% 대비 한 달도 되지 않아 0.3%p 넘게 빠진 모습이다. 이를 반영한 주요 5대 은행의 5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는 3.456~5.90% 수준으로, 최저 금리는 3%대로 내려앉았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대출 문턱은 오히려 더 높아지고 있다. 당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은행들은 가산금리 인상 대신 대출 조건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주요 은행들은 일부 비대면 대출 상품 취급을 중단했고, 지방은행들까지 합류하기 시작했다.

당국의 가계대출 억제 정책에도 대출 수요 증가세는 꺾이지 않고 있어 규제는 더욱 강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733조3387억원으로, 10월 말(732조812억원)보다 1조2575억원 늘었다. 특히 신용대출의 경우 10월 말 103조8451억원에서 11월 말 104조893억원으로 한 달 사이 2442억원 늘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유지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연말은 총량 관리로 대출 시행이 까다로워지는 경향이 있는데, 여기에 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 기조까지 더해져 서민들이 체감하는 대출 절벽이 더욱 두드러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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