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장관상’ 대학생 도박예방 응원단 ‘개치네쒜’
한국 사회에서 청소년 도박중독 문제는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다.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에 따르면 지난해 도박중독 관련 치유·상담을 받은 청소년은 2093명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많다. 올해는 지난 8월 이미 2665명으로 집계되며 작년 수치를 넘었다. 위험 수준도 가장 심각한 등급인 ‘문제 수준’ 비중이 41.9%로 절반에 육박한다. 같은 기간 도박사범의 평균연령은 17.3세에서 16.1세로 낮아졌고, 불법 도박 유형도 스포츠토토에서 온라인 카지노로 다변화하고 있다.
대학생 중독예방 응원단 ‘개치네쒜’는 지난달 도박중독 예방 보드게임을 개발한 공로로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 김수현(대구대 심리학과), 김지유(대구사이버대 상담심리학과), 박지현·양다정·유현서(울산대 사회복지학과) 등 대학생 5명이 팀원이다. 개치네쒜는 재채기를 한 뒤에 외치면 감기가 물러난다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청소년들에게 도박 문제가 생기기 전에 예방하자는 차원에서 차용했다고 한다. 이들이 개발한 게임 ‘저지르고’도 같은 맥락에서 명명했다.
‘저지르고’는 주사위를 던져서 나온 숫자만큼 말을 옮기는 부루마불 방식의 보드게임이다. 도박에 빠지면 일상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구현했다. 치유·도박·상황·캐릭터·법원 카드를 뒤집으면 파산을 비롯해 인간관계 단절, 건강 이상, 실직 같은 시나리오에 놓이면서 도박중독의 위험성을 간접경험하는 방식이다. 도박에 대한 교육과 중독 대처법도 게임 곳곳에 담았다.
‘저지르고’에 대한 현장의 반응은 뜨겁다. 지역 아동센터 세 곳을 비롯해 실제 도박중독 문제를 겪는 청소년들도 뛰어난 몰입감과 높은 교육 효과를 증언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프로젝트를 통해 만든 시제품을 울산중구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가 별도로 5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정식 제품으로 만들기로 한 까닭이다. 이들 제품은 연말까지 전국 중독상담센터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뛰어난 완성도의 비결은 철저한 현장 조사와 연구다. 팀원 전원이 도박을 해본 경험은 없었지만 중독관리센터의 사례 연구를 철저히 분석하고, 체험단의 반응을 면밀하게 살폈다. 김지유 학생은 “기존의 교육 방식으로는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심리’를 이기기 어렵다고 생각해 놀이를 통해 위험성을 느끼도록 제작했다”며 “직접 홀덤펍도 찾아가 현실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 체감한 청소년 도박중독의 심각성도 증언했다. 확률형 아이템으로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게임을 비롯해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온라인 도박에 빠지게 된 경우 등 일상생활에서 너무 쉽게 도박에 중독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친구들 중에도 도박에 빠져 범죄자가 된 사례가 있어 더 사명감을 느꼈다”며 “앞으로도 사람들의 정신건강을 보호하는 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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