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꿈만 믿고 돈 태우기 싫다”...투자자들, AI 실적 계산기 두드린다는데

김인오 기자([email protected])

입력 : 2024.11.02 07:08:21
해외세금 폭탄 우려 커진 애플
3분기 깜짝 실적에도 하락

직원·사업 규모 줄인 아마존
수익 급증에 투자자 집중 매수
인텔도 구조조정 등 노력 부각
적자 불구 시간외거래 7% 쑥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 미국 5대 빅테크 기업들의 3분기 호실적 발표에도 이들 기업의 주가가 급등락하면서 뉴욕증시 전반의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AI 투자 지출 등 비용 증가와 긴축 경영을 통한 비용 절감 노력 등에 따라 시장의 반응이 크게 엇갈리는 모습이다.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애플이 장 마감 후 2024회계연도4분기(올해 3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후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2% 가까이 떨어졌다.

반면 올해 3분기 호실적을 공개한 아마존은 AI 투자를 위한 대규모 자본지출 증가를 예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약 6% 오르는 등 매수세가 몰렸다.

우선 애플 실적과 관련해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아이폰15 판매량은 1년 전 아이폰14보다 강했고, 아이폰16는 아이폰15보다도 강하다”면서 “이번 주에 아이폰 운영체제 iOS 18.1을 시작으로 선보인 AI 인텔리전스 역시 소비자들의 호응이 기대된다”고 31일 언급했다.

다만 애플은 다음 분기 사업 수익성에 대한 투자 기대가 사그라드는 분위기다.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아이폰 판매가 예상 밖으로 잘 팔린 것을 제외하고는 다른 주요 사업 매출이 시장 기대를 밑돌았고, 아일랜드 정부에 102억 달러 규모 세금도 내야한다는 비용 압박이 부각된 탓이다.

회사의 주요 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은 949억3000만 달러, 1주당 순이익(EPS)은 1.64달러로 LSEG 집계 기준 시장 전문가 기대치 평균(매출 945.8억달러·EPS 1.60달러)을 웃돌았다.

다만 아이폰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6% 늘어난 462억2000만 달러를 기록해 더스트리트집계 기준 시장 기대치(454억7000만달러)를 웃돈 것을 제외하면 맥과 아이패드 매출은 146억9000만 달러로 기대치인 149억1000만 달러에 못 미쳤다.

이밖에 기타 제품과 서비스 매출도 각각 90억4000만 달러와 249억7000만 달러로 기대치(기타 92억1000만 달러, 서비스 252억8000만 달러)를 밑돌았다.

반면 같은 시기 아마존은 AI 관련 투자 비용 증가와 더불어 인건비 절감 등 비용 줄이기를 위한 긴축 경영 방침을 동시에 경고하면서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됐다.

이날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아마존 최고경영자(CFO)는 “올해와 마찬가지로 내년에도 자본 지출의 대부분은 생성형 AI 관련 투자”라고 강조했다.

앤디 제시 CEO도 “올해 자본 지출은 약 750억 달러에 달할 것이고 내년에는 더 늘어날 것”이라면서 “AI는 평생에 한 번 정도 찾아오는 비정상적으로 큰 기회여서 우리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주주들도 좋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3분기 아마존의 자본 지출은 226억2000만 달러다. 직전 2분기(176억2000만달러) 대비 30% 가까이 늘어난 수준이다.

다만 제시 CEO는 매출 확대 외에도 비용 절감 결과 3분기 영업 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56% 급증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난 20022년부터 직원 2만7000명이상을 감원하는 한편 원격 진료 서비스를 중단하고 지난 주 들어서도 오프라인 매장 당일 배송 서비스를 폐지키로 하는 등 긴축 경영을 이어왔다.

아마존 3분기 주요 실적을 보면 매출은 1588억9000만 달러, EPS는 1.43달러로 월가 기대치(매출 1572억 달러·EPS 1.14달러)를 넘어섰다.

클라우드 사업인 아마존웹서비스와 온라인 광고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9%씩 급증한 결과다. 아마존은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와 더불어 클라우드 빅3로 꼽힌다. 이밖에 온라인 광고는 알파벳의 구글이 전세계 시장의 약 28%, 메타가 23%, 아마존이 9%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종합반도체기업 인텔도 올해 3분기에 169억9000만 달러 규모 순손실을 냈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시간 외 거래에서 주가가 6% 이상 올랐다. 구조 조정에 따른 비용 절감 노력이 부각된 결과다.

이날 실적 설명회에서 팻 갤싱어 CEO는 “지난 8월 발표한 직원 1만6500명 감원 및 부동산 등 각종 자산 비용 감축에 관한 긴축 경영안 이사회가 28일 승인했으며 구조 조정은 내년 4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이 제시한 올해 4분기 실적 전망치(매츨 133억~143억달러·EPS 0.12달러)도 전문가 기대치(매출 136.6억달러·EPS 0.08달러)를 웃돌았다.

회사는 올해 3분기에 169억9000만달러 순손실을 냈다. AI와 데이터센터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9% 늘었음에도 PC 칩으로 대표되는 클라이언트 컴퓨팅 부문 매출이 7% 감소한 영향이다.

한편 31일 기준 주요 금융정보업체 집계를 종합해 보면 월가 주요 투자사 5곳 중 모건스탠리를 제외하고 JP모건과 UBS, TD코웬, BMO캐피털 등 나머지 4곳이 모두 마이크로소프트 목표가를 하향했다.

JP모건이 마이크로소프트 목표가를 기존 470달러에서 465달러로 소폭 하향한 반면 TD코웬은 495달러에서 475달러로 대폭 낮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호실적을 냈음에도 불구하고 한 해 자본지출이 일년 전보다 300억달러 가량 늘어날 것을 시사한 바 있다. 이는 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단기 사업 수익성을 압박하는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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