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신용등급 하락 위기…자사주 매입 부담 탓

명지예 기자([email protected])

입력 : 2024.12.02 13:48:01
[사진=고려아연]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연이어 고려아연의 신용등급 전망을 낮추고 있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자사주 매입으로 재무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2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으로 재무 부담이 크게 증가했다며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고려아연의 현재 선순위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A+’이지만 수개월 내 ‘AA’로 하향될 가능성이 커졌다.

김형진 나신평 선임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자사주 취득으로 1조8000억원의 현금이 유출돼 재무부담이 크게 증가했다”며 “자사주 취득 자금 대부분을 외부 차입을 통해 마련했으며 이에 따라 순차입금이 2조원 내외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차입 부담 확대로 인해 약 1000억원의 금융 비용 부담이 늘었고 자사주 매입으로 인해 부채비율이 80% 내외로 확대되는 등 고려아연의 재무안정성 지표가 크게 저하됐다는 설명이다.

김 연구원은 고려아연이 높아진 재무 부담을 완화하는 데에는 시일이 소요될 거라고 전망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도 고려아연의 기업신용등급(ICR)과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로 유지하되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했다.

‘부정적 검토’는 등급에 부정적인 효과를 미치는 요인의 발생 가능성이 예상되는 경우를 말한다.

한기평은 “동사 신용도의 근간인 실질적 무차입상태의 매우 우수한 재무안정성이 단기간 내 급격히 저하됨에 따라 향후 자기주식 취득에 따른 재무부담을 상당 부분 경감시킬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안이 제시되고 원활한 이행이 이루어지지 못할 경우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한편 고려아연은 대주주인 영풍 측이 MBK파트너스와 함께 지분 매입에 나서면서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상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영풍·MBK파트너스가 지분 매입 경쟁에 나서는 과정에서 공개매수가 진행됐다.

최 회장 측은 분쟁 과정에서 자사주를 대거 매입한 후 유상증자를 추진했다가 유상증자는 철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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