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AI 개발 막고자 HBM 수출통제…한국 기업 수출도 제한(종합)
삼성 영향 가능성…SK는 전량 美 수출해 당장 타격 없을 전망美 기술로 만든 반도체장비도 수출통제…한국 장비 수출 영향 가능성中 군 현대화 관련 140개 수출통제 대상 발표…한국 기업 2개 포함
김동현
입력 : 2024.12.03 01:02:18
입력 : 2024.12.03 01:02:18
(워싱턴=연합뉴스) 김동현 특파원 = 미국 정부가 중국이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확보하는 것을 막기 위해 한국 등 다른 나라의 대(對)중국 수출을 통제했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2일(현지시간) 수출통제 대상 품목에 특정 HBM 제품을 추가한다고 관보를 통해 밝혔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로 AI 가속기를 가동하는 데에 필요하다.
상무부는 이번 수출통제에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Foreign Direct Product Rules)을 적용했다.
이는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더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장비, 기술 등이 사용됐다면 이번 수출통제를 준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현재 전 세계 HBM 시장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이 장악하고 있다.
상무부는 HBM의 성능 단위인 '메모리 대역폭 밀도'(memory bandwidth density)가 평방밀리미터당 초당 2기가바이트(GB)보다 높은 제품을 통제하기로 했다.
상무부는 현재 생산되는 모든 HBM 스택이 이 기준을 초과한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중국에 HBM 일부를 수출하는 삼성전자가 이번 통제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
SK하이닉스는 현재 HBM 전량을 미국에 공급하고 있으며 생산량이 미국 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어 당장은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BM 수출통제는 오는 31일부터 적용된다.
상무부는 HBM을 미국이나 동맹국에 본사를 둔 기업의 중국 자회사에 수출할 경우에는 일부 제품에 대해 수출통제 예외를 신청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했다.
이날 상무부는 중국이 첨단반도체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 제조 장비(SME) 24종과 소프트웨어 3종에 대한 신규 수출통제도 발표했다.
상무부는 또 해외직접생산품규칙을 특정 반도체 장비와 관련 부품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따라서 한국에서 만드는 일부 반도체 장비와 부품의 중국 수출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상무부는 중국의 군 현대화와 연관된 기업 140개의 명단을 발표하고서 이들 기업에는 첨단반도체와 관련 장비를 수출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상무부는 이들 기업이 군사용 반도체 개발과 생산을 지원해 미국의 국가 안보와 외교 정책 이익에 반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 기업은 대부분 중국에 있지만 일부는 일본, 한국, 싱가포르에 있는데 한국에서는 'ACM 리서치 코리아'와 '엠피리언 코리아' 2개 기업이 지정됐다.
상무부는 이날 발표한 수출통제의 목적이 중국이 전쟁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첨단 AI를 개발하는 것을 늦추고, 중국이 자체적인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방해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군 현대화와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첨단반도체와 AI 기술이 핵심이라고 보고 그동안 일련의 수출통제를 통해 중국의 기술 확보를 견제해왔다.
지나 러몬도 상무부 장관은 "이번 조치는 우리 국가 안보에 위험이 되는 첨단기술의 생산을 현지화하려는 중국의 능력을 우리 동맹 및 파트너와 협력해 약화하고자 하는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의 표적화 접근의 정점"이라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은 우리의 적들이 우리의 기술을 우리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방식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중대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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