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은 무궁화신탁의 매각 작업이 본격화됐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무궁화신탁은 매각 주관사로 삼정KPMG를 선정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무궁화신탁에 대해 경영개선명령이 부과됐다.
관련 법규에 따라 무궁화신탁은 유상증자 등의 자체 정상화, 제3자 인수 등을 추진해야 하는데 이를 반영한 경영개선 계획안을 내년 1월24일까지 제출해야 한다.
이번 매각은 이에 대한 선제 조치로 추진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무궁화신탁의 최대주주는 오창석 회장으로 지분 62.4%를 보유하고 있다.
2003년 설립된 무궁화신탁은 2009년 신탁업 인가를 취득한 후 부동산 신탁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하지만 장기화된 고금리 기조와 구조조정 지연 등으로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자 무궁화신탁의 재무상태가 약화됐다.
2022년 하반기 이후 금융당국의 부동산 신탁사에 대한 모니터링과 주기적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가장 취약도가 높은 신탁사로 분류돼왔다.
앞서 국내 5대 금융지주(KB, 신한, 하나, 우리, NH) 중 유일하게 신탁사가 없는 NH금융지주가 물밑에서 무궁화신탁 인수를 추진했다.
삼일회계법인에 인수 자문을 구하는 한편 은행 의존도를 낮추고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해 강한 인수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무궁화신탁을 사들이는 게 무리라는 판단하에 인수 계획을 접었다.
수협도 무궁화신탁 인수를 검토했다가 계획을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협은 금융지주 전환을 위해 국내 자산운용사, 신탁사 인수합병 검토에 속도를 냈으나 매물들의 건전성을 따져 신중론으로 돌아섰다. 올초엔 웰컴캐피탈을 인수하려고 했지만 무산됐다.
신탁사들의 책임준공 소송 리스크가 물거지는 게 매각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IB업계 관계자들은 분석한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꺾이면서 대주단이 신탁사가 책임준공 약정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늘어났다.
신한자산신탁은 신라스테이 세종 개발사업 책임준공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대주단으로부터 658억원 규모의 소송을 당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무궁화신탁이 인수된다면 대주단이 인수자에게 책임준공 확약 이행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며 “신탁사를 사고 싶어하는 원매자들도 이를 섣불리 떠맡는 걸 우려할 것”이라고 했다.
무궁화신탁은 현재 자회사인 케이리츠투자운용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매각 주관은 삼정KPMG가 맡았다.
최근 진행한 예비입찰에서 원매자 3~4곳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거래 규모는 6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현대자산운용, 무궁화캐피탈와 같은 다른 계열사와 관계사 등도 매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