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85원에서 8220원, 다시 3100원 그리고 현재 7450원. 태영건설우가 최근 한달 사이에 보인 주가 흐름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채무를 막지 못해 유동성 위기에 몰렸던 태영건설, 특히 우선주가 극한의 주가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워크아웃 기대감에 급등했던 주가가 워크아웃 확정 이후 급락했다가 최근 재차 급등하는 양상이다. 이 과정에서 우선주의 주가가 보통주를 크게 웃도는 시세를 형성하는 등 비정상적인 모습이 나타나고 있어 투자자들의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30일 오전 9시 30분 현재 태영건설우는 전일대비 1420원(23.55%) 오른 74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까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주가 급등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주가 2885원에 비해서는 157.54%나 급등했다. 이는 전체 코스피 상장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태영건설은 시공능력 순위 16위의 중견기업으로, 부동산 PF 부실 문제로 워크아웃에 들어간 곳이다.
태영건설우는 불과 한달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주가가 2배 넘게 뛰었지만 그 사이 워크아웃과 관련한 뉴스 흐름을 따라 큰 폭의 출렁임이 겪었다. 올해 들어 전날까지 21거래일 가운데 상한가 6번, 하한가가 1번 있었다. 사흘에 한번은 상한가 또는 하한가가 나온 셈이다.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28일 워크아웃 신청을 호재로 인식해 태영건설우는 올해 첫 거래일인 지난 2일부터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난 5일 장중 8220원까지 나흘 만에 184.92% 폭등했다.
하지만 자구안을 둘러싼 잡음이 나오면서 급등 이후 급락, 급락 이후 급등이 반복되다 워크아웃이 확정된 직후인 지난 12일에는 재료노출 심리에 돌연 하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주가 거품이 꺼지면서 지난 25일 장중 3100원까지 하락했다. 보름새 고점 대비 62.28%나 빠진 것이다. 최근 공사대금 미지급 문제가 조만간 해결될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지난 29일과 전날, 이틀 연속 상한가를 찍었다.
태영건설우의 주가 변동성은 보통주인 태영건설에 비해서도 과도한 수준이다. 태영건설도 올해 주가가 오르긴 했지만 상승폭이 12.10%로 태영건설우보다 훨씬 적다. 태영건설우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갔던 지난 29일과 30일에도 태영건설 보통주는 불과 5.86%, 2.57% 올랐을 뿐이다. 이날도 태영건설우는 20% 넘게 급등 중이나 태영건설은 1% 안팎의 강보합에 그치고 있다.
태영건설우의 차별적인 주가 폭등으로 보통주와 우선주간의 마이너스 괴리율 상태도 심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도 태영건설 주가는 2315원, 태영건설우는 2885원으로 보통주보다 우선주가 약간 더 비싼 상황이었다. 그런데 한달여가 흐른 지금 태영건설은 2620원, 태영건설우는 7450원으로 우선주가 보통주보다 3배 가까이 비싼 주식이 됐다.
우선주는 보통주와 달리 의결권이 없지만 배당은 조금 더 많이 받는 주식이다. 일반적으로 의결권의 가치를 더 높게 보기 때문에 우선주 주가는 보통주보다 조금 낮은 것이 일반적이다. 전일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7만4300원인데 삼성전자우는 5만9800원으로 우선주가 20% 정도 더 싸다.
태영건설우의 비정상적인 시세는 왜소한 시가총액 규모에 비해 과도하게 많은 불개미들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태영건설우는 최근 이틀 동안 상한가를 기록했음에도 전일 기준 시가총액이 79억원 밖에 되지 않는다. 전날 거래대금은 85억원으로 시가총액보다도 더 컸다. 매매회전율은 115.99%로 코스피 1위를 기록했다. 태영건설우 주식 1주가 이날 하루 동안 평균 1.15번 주인이 바뀌었다는 의미다. 이날도 개장 후 단 30분 만에 60억원의 거래대금을 기록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고 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개시는 확정됐지만 실사와 기업개선계획 작성, 이에 대한 채권단 동의 확보 등의 과제가 또 남아있기 때문이다.
공문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성공적인 워크아웃을 위해 금융권과 회사의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며 “금호산업은 채권자의 손실 분담 외에도 회사의 적극적인 자산 매각과 대주주의 추가 출자 등을 통해 5년 후 워크아웃을 졸업한 반면 쌍용건설은 충분한 유동성 확보가 이루어지지 않은 가운데 대규모 우발채무가 현실화되며 결국 기업회생으로 이어진 바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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