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재계 6위 롯데, 지라시 공습에 '휘청'…위기설 극복 '총력'
입력 : 2024.11.27 19:05:20
【 앵커멘트 】
재계 서열 6위 그룹인 롯데가 때아닌 지라시 공습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에서 롯데가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는 풍문이 떠돌며 주가가 휘청인 건데요.
롯데는 즉시 반박했지만, 후유증은 여전히 남아있는 모습입니다.
자세한 내용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구민정 기자 어서 오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먼저 한 유튜버로부터 시작된 롯데의 유동성 위기설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사실 여부를 따져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하나씩 짚어주시죠.
【 기자 】
지난주 온라인상에서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에 대한 지라시가 돌며 큰 파장을 일으켰는데요.
위기설의 핵심은 모라토리엄, 즉 채무불이행이었습니다.
롯데그룹이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부도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건데요.
롯데가 제2의 대우그룹처럼 공준분해 되며 파산할 것이라는 루머까지 나왔습니다.
지라시는 롯데의 차입금은 39조 원으로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데 반해 올해 예상 순이익은 1조 원대에 불과해 상환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근거로 제시했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39조 원이 차입금이라는 내용은 사실이 아닙니다.
롯데그룹은 39조 원은 11개 상장사의 올해 3분기 기준 총부채 규모로 매입채무와 미지급 등이 포함된 금액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금과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등을 감안한 순차입금 비율은 더 낮은 수준이라는 겁니다.
또한 롯데는 그룹 전체 직원 50% 이상을 감원할 것이라는 지라시 내용 또한 거짓이라고 밝혔습니다.
롯데는 최근 일부 계열사에서 희망퇴직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전체 직원의 절반인 7만 8천 명을 감원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롯데의 이커머스 플랫폼인 롯데온이 수조원대 적자라는 내용도 거짓입니다.
롯데온의 경우 누적 적자 규모가 5천348억 원으로, 지라시 내용처럼 수조 원대는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사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루머가 급속도로 확산하며 지난 18일에는 롯데지주 등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 주가가 5~10% 이상 크게 떨어지며 장중에 일제히 52주 최저가를 찍기도 하는 등 여파가 상당했습니다.
【 앵커멘트 】
SNS 지라시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았던 거군요.
그럼에도 롯데의 유동성 위기설이 쉬이 잠잠해지지 않고 계속해서 거론되는 이유는 뭔가요?
【 기자 】
최근 그룹의 주력 계열사이자 캐시카우인 롯데케미칼의 재무건전성이 나빠졌기 때문인데요.
지난 2019년 말 기준 약 3조 6천억 원이던 롯데케미칼의 총차입금은 올해 9월 1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또한 매년 1조 원이 넘어가던 영업이익은 크게 악화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손실은 6천600억에 달합니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롯데케미칼이 회사채 특약을 준수하지 못하며 채무 관련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는데요.
쉽게 말하면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유지해야 하는 재무비율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3개년 에비타를 이자 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을 5배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항목인데요.
올해 3분기 기준 3개년 에비타 이자보상배율이 4.3배로 계산되면서 특약조건을 준수하지 못하게 된 겁니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만기가 돌아오기도 전에 2조 원 규모의 채권을 모두 갚아야 하는 '기한이익상실'의 위기에 처하게 됐습니다.
그러자 그룹에서는 이례적으로 보유 자산을 공개하며 유동성 위기에 선을 그었습니다.
지난 10월 기준 롯데그룹의 총자산은 139조 원으로 보유 주식 가치는 37조 5천억 원, 그룹 부동산 가치는 56조 원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예금 규모도 15조 4천억 원에 달한다고 덧붙이며 그룹이 롯데케미칼을 지원할 자산이 충분함을 강조했습니다.
【 앵커멘트 】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오던 롯데케미칼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자, 롯데의 유동성 위기설에 힘이 실린 거군요.
롯데에서 화학 군과 함께 큰 축을 담당하는 유통 군의 실적은 어떤가요?
【 기자 】
네, 롯데의 유통 실적 역시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롯데쇼핑의 연결기준 연간 매출은 2021년 15조 5천여억 원에서 지난해 14조 5천여억 원으로 줄었습니다.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8년 연속 감소 중인데요.
특히 롯데의 이커머스 플랫폼인 롯데온은 타 기업들에 비해 비교적 늦은 2020년에 출범한 이후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며 누적 적자가 5천억 원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이렇듯 화학과 유통 모두 약세를 보이자, 롯데는 자산을 매각하고 사업을 정리하며 자산 유동화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호텔롯데 등은 국내 렌터카 1위 기업인 롯데렌탈의 경영권 매각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아직 없다는 게 롯데렌탈의 입장이지만, 호텔롯데가 면세사업 부진으로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만큼 롯데렌탈을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또한 롯데지주와 롯데쇼핑은 부산 센텀시티점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앵커멘트 】
캐시카우들이 제 역할을 못 하자 계열사를 정리하고 자산을 빠르게 매각해 유동성 확보에 나선거군요.
뿐만 아니라 예년보다 빠른 인사를 통해 인적 쇄신에 나선다고요?
【 기자 】
네,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내일(28일) 정기 인사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통상적으로 12월에 진행하던 정기 인사를 11월 말로 앞당긴 건데요.
최근 유동성 위기설 등 각종 악재를 겪고 있는 만큼, 신동빈 회장이 서둘러 그룹 내 기강을 잡기 위해 조기 인사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신세계,CJ, 현대백화점 등 주요 유통 그룹사들이 쇄신 중심의 인사를 단행했던 만큼 롯데 역시 고강도의 인적 쇄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특히 올해 롯데면세점, 롯데케미칼, 롯데지주가 비상 경영 체제를 선언하고 롯데온, 롯데면세점, 세븐일레븐 등이 희망퇴직을 받았던 점을 미루어볼 때 물갈이 인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재계 오너 3·4세들의 승진 소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의 승진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그렇군요.
롯데가 풍문으로부터 시작된 위기를 반등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구민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 구민정 기자 / [email protecte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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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서열 6위 그룹인 롯데가 때아닌 지라시 공습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에서 롯데가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는 풍문이 떠돌며 주가가 휘청인 건데요.
롯데는 즉시 반박했지만, 후유증은 여전히 남아있는 모습입니다.
자세한 내용 스튜디오에 나와 있는 취재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구민정 기자 어서 오세요.
【 기자 】
네, 안녕하세요.
【 앵커멘트 】
먼저 한 유튜버로부터 시작된 롯데의 유동성 위기설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 사실 여부를 따져보는 시간 갖겠습니다.
하나씩 짚어주시죠.
【 기자 】
지난주 온라인상에서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에 대한 지라시가 돌며 큰 파장을 일으켰는데요.
위기설의 핵심은 모라토리엄, 즉 채무불이행이었습니다.
롯데그룹이 빌린 돈을 갚지 못해 부도 위기에 처할 수 있다는 건데요.
롯데가 제2의 대우그룹처럼 공준분해 되며 파산할 것이라는 루머까지 나왔습니다.
지라시는 롯데의 차입금은 39조 원으로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데 반해 올해 예상 순이익은 1조 원대에 불과해 상환 능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를 근거로 제시했는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39조 원이 차입금이라는 내용은 사실이 아닙니다.
롯데그룹은 39조 원은 11개 상장사의 올해 3분기 기준 총부채 규모로 매입채무와 미지급 등이 포함된 금액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현금과 현금성 자산, 단기금융상품 등을 감안한 순차입금 비율은 더 낮은 수준이라는 겁니다.
또한 롯데는 그룹 전체 직원 50% 이상을 감원할 것이라는 지라시 내용 또한 거짓이라고 밝혔습니다.
롯데는 최근 일부 계열사에서 희망퇴직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전체 직원의 절반인 7만 8천 명을 감원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롯데의 이커머스 플랫폼인 롯데온이 수조원대 적자라는 내용도 거짓입니다.
롯데온의 경우 누적 적자 규모가 5천348억 원으로, 지라시 내용처럼 수조 원대는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그러나 사실 여부와는 상관없이 루머가 급속도로 확산하며 지난 18일에는 롯데지주 등 롯데그룹의 주요 계열사 주가가 5~10% 이상 크게 떨어지며 장중에 일제히 52주 최저가를 찍기도 하는 등 여파가 상당했습니다.
【 앵커멘트 】
SNS 지라시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았던 거군요.
그럼에도 롯데의 유동성 위기설이 쉬이 잠잠해지지 않고 계속해서 거론되는 이유는 뭔가요?
【 기자 】
최근 그룹의 주력 계열사이자 캐시카우인 롯데케미칼의 재무건전성이 나빠졌기 때문인데요.
지난 2019년 말 기준 약 3조 6천억 원이던 롯데케미칼의 총차입금은 올해 9월 10조 원을 넘어섰습니다.
또한 매년 1조 원이 넘어가던 영업이익은 크게 악화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손실은 6천600억에 달합니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롯데케미칼이 회사채 특약을 준수하지 못하며 채무 관련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는데요.
쉽게 말하면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유지해야 하는 재무비율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3개년 에비타를 이자 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을 5배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항목인데요.
올해 3분기 기준 3개년 에비타 이자보상배율이 4.3배로 계산되면서 특약조건을 준수하지 못하게 된 겁니다.
이에 롯데케미칼은 만기가 돌아오기도 전에 2조 원 규모의 채권을 모두 갚아야 하는 '기한이익상실'의 위기에 처하게 됐습니다.
그러자 그룹에서는 이례적으로 보유 자산을 공개하며 유동성 위기에 선을 그었습니다.
지난 10월 기준 롯데그룹의 총자산은 139조 원으로 보유 주식 가치는 37조 5천억 원, 그룹 부동산 가치는 56조 원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예금 규모도 15조 4천억 원에 달한다고 덧붙이며 그룹이 롯데케미칼을 지원할 자산이 충분함을 강조했습니다.
【 앵커멘트 】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오던 롯데케미칼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자, 롯데의 유동성 위기설에 힘이 실린 거군요.
롯데에서 화학 군과 함께 큰 축을 담당하는 유통 군의 실적은 어떤가요?
【 기자 】
네, 롯데의 유통 실적 역시 좀처럼 반등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롯데쇼핑의 연결기준 연간 매출은 2021년 15조 5천여억 원에서 지난해 14조 5천여억 원으로 줄었습니다.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8년 연속 감소 중인데요.
특히 롯데의 이커머스 플랫폼인 롯데온은 타 기업들에 비해 비교적 늦은 2020년에 출범한 이후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며 누적 적자가 5천억 원을 넘어선 상황입니다.
이렇듯 화학과 유통 모두 약세를 보이자, 롯데는 자산을 매각하고 사업을 정리하며 자산 유동화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호텔롯데 등은 국내 렌터카 1위 기업인 롯데렌탈의 경영권 매각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아직 없다는 게 롯데렌탈의 입장이지만, 호텔롯데가 면세사업 부진으로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만큼 롯데렌탈을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또한 롯데지주와 롯데쇼핑은 부산 센텀시티점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앵커멘트 】
캐시카우들이 제 역할을 못 하자 계열사를 정리하고 자산을 빠르게 매각해 유동성 확보에 나선거군요.
뿐만 아니라 예년보다 빠른 인사를 통해 인적 쇄신에 나선다고요?
【 기자 】
네,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내일(28일) 정기 인사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통상적으로 12월에 진행하던 정기 인사를 11월 말로 앞당긴 건데요.
최근 유동성 위기설 등 각종 악재를 겪고 있는 만큼, 신동빈 회장이 서둘러 그룹 내 기강을 잡기 위해 조기 인사에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신세계,CJ, 현대백화점 등 주요 유통 그룹사들이 쇄신 중심의 인사를 단행했던 만큼 롯데 역시 고강도의 인적 쇄신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특히 올해 롯데면세점, 롯데케미칼, 롯데지주가 비상 경영 체제를 선언하고 롯데온, 롯데면세점, 세븐일레븐 등이 희망퇴직을 받았던 점을 미루어볼 때 물갈이 인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재계 오너 3·4세들의 승진 소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의 승진 여부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 앵커멘트 】
그렇군요.
롯데가 풍문으로부터 시작된 위기를 반등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구민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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