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했는데 생각보다 괜찮네”…원·달러 1500원, ‘이것’에 달렸다

김민주 매경닷컴 기자([email protected])

입력 : 2025.01.21 15:13:52
중국과 우호적 소통에…관세 전쟁 보류 기대감
일본 금리 정책 변수 떠올라…앤케리청산 우려


달러화.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트럼프 2기 출범 전부터 트럼피즘(트럼프의 자국주의 정책) 불안감이 환율변동성을 크게 좌우해왔지만, 정작 행정부가 공식 출범하자 원달러 흐름이 시장의 예상보다 안정적인 분위기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오후 3시 현재 전날 주간 거래 종가보다 12.8원 오른 1438.9원을 기록 중이다.

이날 달러당 원화가치는 전일대비 14.7원 급등한 1437.0원에 주간거래를 시작해, 장중1432.9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16일(1428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는 중국의 4분기 GDP가 전년대비 5.4% 성장했단 소식에 더해 트럼프와 시진핑의 우호적인 전화통화로 미·중 갈등이 완화될 수 있단 기대심리가 작용하면서 위안화가 단기 강세를 보였고, 이에 우리 환율도 같이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국의 블룸버그통신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 17일 시진핑 중국 주석과 이뤄진 통화에서 미중 양국 간 ‘대화와 협력’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화통신은 양국 간 통화가 외부 세계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낸 것으로 미국 재계 인사들이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두고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중국과 미국이 무역 전쟁을 하지 않으면 가장 큰 혜택을 보는 곳이 한국”이라며 “양국의 리더들이 교역을 확대하는 데 뜻을 모은다는 것은 우리나라에 있어 굉장히 우호적인 시그널”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여기에 20일(현지시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에서 예상과 달리 신규 관세 조치를 언급하지 않자, 증권가에선 시장의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됐단 장밋빛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증시의 민감 재료인 관세 정책을 급진적으로 발표하지 않는 이상 주중 트럼프 트레이드가 재개되더라도 그 파급력과 지속력은 이전에 비해 치명적이지 않을 것이란 평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급등한 달러화가치와 미국채금리는 결국 임기 시작 이후 정책의 강도에 따라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라며 “관세와 같은 핵심적인 정책은 파괴적인 형태보다는 협상을 통해서 단계적으로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진단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우려와 달리 유화적인 공약 추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아무래도 공격적인 공약 추진이 물가와 국채 금리에 자칫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라며 “저물가-저금리를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무리한 공약 추진으로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재발하는 것을 원치 않은 것으로 유추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번주 후반 일본의 금리인상 기대를 반영한 엔화 강세가 원화가치 등락에 더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 장세를 리딩하는 엔화가 강세를 띄면 기존 달러 투자 자금이 엔화로 옮겨지며 달러 가치가 떨어질 수 있는데, 이는 곧 달러대비 원화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엔화는 오는 24일 일본은행(BOJ)회의 금리인상 가능성과 미국 국채금리 하락이 더해져 이날 기준 전날대비 약 0.8%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BOJ 회의 결과에 따라 약세를 보이고 있던 엔화가 강세로 전환할 시 엔캐리 청산 노이즈가 외환 시장을 통해 증시에 일시적인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음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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