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사칭해 대기업 인수된다고 속여 투자 요구
정보 취약 노년층 ‘속수무책’…2차 피해도
20년 전 사명 ‘LG투자증권’ 허위 사이트 주의
정보 취약 노년층 ‘속수무책’…2차 피해도
20년 전 사명 ‘LG투자증권’ 허위 사이트 주의
#A씨는 주식거래인 B씨의 한국토프톤 비상장 주식이 곧 상장된다는 말에 속아 100원짜리 주식을 1만원에 매수했다. A씨는 해당 회사가 재정 악화로 인수를 추진 중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으나 이미 B씨 연락이 끊긴 뒤였다. 얼마 후 투자원금을 찾아주겠다는 C씨가 나타나 추가 피해를 입었다. 이후에도 A씨는 해당 비상장 주식을 인수 회사 주식으로 교환해주겠다는 연락을 받고 있다.
비상장 주식 관련 사기 범죄가 활개를 치고 있다. 회사가 곧 상장하면 큰 수익을 볼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유인하고 회사나 증권사를 사칭하는 등 수법이 정교해지는 모습이다. 특히 금융·투자 지식에 취약한 노년층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12일 매경닷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스피커 전문제조 기업 한국토프톤을 사칭한 비상장 주식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회사가 LG전자와 인수합병한 후 LG전자 주식으로 교환해주겠다‘는 문자와 함께 회원가입을 유도하며 한 링크를 전송한다. 링크에 접속하면 현재 사용하지 않는 사명인 ‘LG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이 표기된 사이트로 연결된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인가 없이 홈페이지를 통해 주식 등을 중개·판매하는 영업 행위는 불법이다.
여기에 LG 로고를 가져다 쓰거나 자신을 해당 회사 팀장이라 소개하며 명함을 위조하기도 했다. 이들은 ‘회원가입하지 않으면 주식교환이 불가능하며 지금 교환받지 않으면 앞으로 매도가 불가능하다’는 식으로 투자를 종용했다. 회원가입 시에는 계좌번호와 주민등록번호 등을 요구했다.
한국토프톤이 LG전자와 협력사였던 데다 경영난에 매물로 나오면서 사칭 범죄의 타깃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현재 회사 홈페이지와 전화 연결이 되지 않고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이와 관련 회사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LG전자 측은 한국토프톤과의 인수합병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LG전자 관계자는 “금시초문”이라며 “협력 관계였을 뿐 인수합병 관련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증권사는 이같은 사칭에 대응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직접적인 피해 상황이 아니라 고소·고발이 어렵기 때문이다.
비상장 주식 투자사기뿐 아니라 고수익을 내게 해주겠다며 투자금을 갈취하는 ‘투자 리딩방’는 끊이질 않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까지 투자 리딩방 사기 접수 건수는 7589건, 피해액 6633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감독원은 실체가 불분명한 업체로부터 투자권유를 받을 경우 제도권 금융회사 인가 여부를 확인하는 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제도권 금융회사는 금감원 홈페이지 ‘파인’에서 조회가 가능하다. 불법 사이트의 경우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요청해 접속을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윤미 금감원 불법사금융대응2팀장은 “가치 없는 비상장주식을 고가에 판매 후 잠적하거나 처음부터 끝까지 사칭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칭 사이트는 금감원 제도권 금융회사 조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사기로 의심되면 즉시 경찰과 금감원에 신고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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