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동·동남아 통한 中의 AI 반도체 우회조달도 차단 준비"

WSJ 보도…美, 중국 'AI굴기' 막으려 수출통제 우회로 봉쇄 시도
조준형

입력 : 2024.12.14 07:08:24


중국 반도체 (PG)
[구일모 제작] 일러스트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술의 대(對)중국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수출통제에 나선 미국이 제3국을 통한 '우회 조달'도 막기 위해 새로운 규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르면 이달 중 내놓을 새 규제 조치는 대형 컴퓨팅 시설이 있는 국가에 출하되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AI용 반도체의 양에 한도를 설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규제가 도입되더라도 미국의 가까운 동맹국들은 해당 규제의 적용을 받지 않지만, 규제 대상에 포함된 나라들은 AI 관련 데이터 센터로 가는 반도체의 수에 제한을 받게 된다.

이 같은 제한은 주로 중동과 동남아시아 국가에 적용될 전망이며, 중국만을 콕 집어서 '타깃'으로 명기하는 규제는 아니지만 사실상 중국을 겨냥하게 된다고 WSJ는 진단했다.

이와 관련, 일부 동남아 국가가 중국이 미국의 수출통제를 피해 가며 AI 반도체를 구입하도록 돕는 '뒷문'(back door)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일례로 엔비디아의 최신 AI 반도체를 중국 측에 판매하는 밀거래 업자들의 비공식 시장이 싱가포르와 같은 일부 국가에 형성돼 있다는 것이다.

중동에서도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나라들이 자체 AI 생태계에 수십억 달러(수조원)를 투자하고 있는데, UAE 기업인 'G42'와 같은 회사가 중국 측에 관련 기술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G42는 중국 기업을 포함한 세계 각국 기업들과 협력하지만, 중국 정부나 중국 군사 관련 산업과의 연계에 대해서는 전면적으로 부정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과 전면적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은 하지 않는 대신 미국의 안보에 도전이 되는 반도체, AI, 양자컴퓨팅 등 특정 분야에서 담장을 높게 세우는 '디리스킹'(위험제거)을 표방해왔다.

그 기조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8월 중국군이 AI 구현 등에 쓰이는 GPU 등 반도체 제품을 군사용으로 전용할 위험이 있다며 엔비디아와 AMD에 관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했다.

이에 따라 당시 엔비디아의 A100과 그 업그레이드 버전인 H100의 중국 수출에 제동이 걸렸다.

또 같은 해 10월부터는 중국에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장비, 그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서비스와 부품을 수출하는 것을 제한해 왔다.

그리고 올해 9월에는 양자컴퓨팅, 첨단반도체 제조 등의 핵심 신흥기술을 수출통제 대상으로 지정하는 제도를 신설한 데 이어 지난 2일 AI를 개발하는 데 필요한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의 대중국 수출을 통제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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