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예산 전액 삭감 빚더미 石公이 시추비 댈판"

신유경 기자([email protected])

입력 : 2024.12.03 17:57:06 I 수정 : 2024.12.03 20:06:24
산업부, 野감액안 반발
"에너지 안보 포기 의미"
반도체 클러스터도 차질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대왕고래 프로젝트)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되면서 이달부터 시작되는 시추 작업에 적잖은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자본 잠식으로 허덕이는 한국석유공사가 사업비를 홀로 부담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반도체 산업 지원 예산 증액이 무산돼 정부와 기업들이 속도를 내던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3일 박성택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은 "중국 4만8779공, 일본 813공 등 주변국들이 공격적으로 자원 개발에 나서는 상황에서 크게 뒤처져 있는 우리가 우리 영토에서 부존자원을 확인하겠다는 시도를 막는 것은 에너지 안보를 포기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최근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 감액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산업부 소관 예산은 정부안 대비 675억원 감액됐다. 이 중 동해 가스전 탐사 시추를 위한 예산 497억원이 전액 삭감됐다.

박 차관은 "2000년부터 모든 정부에서 유전 개발 출자를 지원해왔음에도 예산 전액 삭감으로 지원을 갑작스럽게 중단하는 건 합리적인 의사결정으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악의 경우 예산 전액 삭감이 확정되면 석유공사가 자체적으로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아직 조광제도 개편이 마무리되지 않아 1차 시추에서는 국내외 기업 투자 유치도 불가능하다. 석유공사가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꼽힌다. 석유공사의 재무 상황을 고려했을 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말 기준 총부채 19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2020년부터 자본 잠식 상태다. 정부 지원이 없으면 이미 계약을 맺은 시추선 비용(660억원)도 내년부터는 석유공사가 홀로 지불해야 한다.

박 차관은 "현재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고 석유공사의 재무 상황은 매우 어렵지만 석유공사가 자체적으로 조달 방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다"며 "여러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산업부는 현 상황에서 1차 탐사 시추를 중단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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