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바이오시밀러 수혜 전망…中 배제 공급망은 리스크
트럼프 행정부, 약가 인하·美 중심 의약품 공급망 재편"복제약 수요 촉진될 것…中 원료의약품 수입은 타격 가능성"
유한주
입력 : 2025.01.23 06:00:16
입력 : 2025.01.23 06:00:16
(서울=연합뉴스) 유한주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업계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게 됐다.
23일 업계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의 제약·바이오 관련 정책은 약가 인하와 공급망 재편 등 크게 2가지로 나눌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약가 인하에 주력해왔다.
미국은 약가가 다른 고소득 국가보다 평균 2.6배 비싼 데다 특허에 따른 특정 의약품의 독점적 지위, 정부 차원의 약가 협상 부재로 인해 환자 부담이 큰 나라다.
현지 제약사는 신약 개발을 위해 고가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적지 않은 비용이 마케팅과 이윤 배당에 투입된다는 비판이 크다.
이번에 트럼프 행정부는 약가 인하 및 가격 투명성 강화를 주요 정책 의제로 제시하고 집권 1기에 이어 최혜국(MFN) 모델을 재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MFN 모델은 미국 약가를 다른 국가 중 최저 수준으로 제한하는 정책이다.
이 정책이 도입되면 우리나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및 제네릭 의약품 시장이 이득을 볼 수 있다.
이들 의약품은 고가의 오리지널 제품과 효능이 동일하지만 가격은 저렴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바이오시밀러 및 제네릭 사용 촉진에 우호적 입장이다.
이는 한국 제약사 제품 수요를 최소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분석했다.
다만 국내 신약 개발 기업의 경우 미국 시장 내 약가가 낮아지면 신약 수익성이 감소할 수 있다.
이는 제약사의 연구개발(R&D) 투자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바이오 의약품과 같은 고부가가치 신약 개발에 대한 투자 유인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추진이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할 전망이다.
트럼프 정부는 필수의약품과 의료기기 등 산업에서 자국 생산을 강화하고 중국산 수입을 배제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산 의약품 수입 중단 기조가 강화되면 한국 기업은 공급망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해진다.
중국은 우리나라가 원료의약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국가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앞서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바이오 의약품 등과 관련해 중국 제품에 대한 사용 금지나 미국 기술 중심화가 예측된다"며 "그러면 원료의약품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우리나라 기업이 중국에서 들어오는 원료의약품을 활용해 제품을 생산하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라고 부연했다.
다만 중국 바이오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이 제한되면 우리나라 바이오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다.
노 회장은 "트럼프 2기 정부가 한국 제약·바이오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며 "이에 대한 대응책을 잘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도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우리나라 보건 산업이 미국에서 직접적인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 기업은 품질 관리를 강화하고 기술 우위를 유지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mail protected](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