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美 LNG 구매 확대' EU에 "미리 양보하면 안돼"
프랑스 에너지 장관 "트럼프 요구에 굴복하는 것"미국산 LNG 구매 확대 방안에 EU 회원국 일각 회의적
송진원
입력 : 2025.01.31 20:44:36
입력 : 2025.01.31 20:44:36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위협에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을 확대하겠다는 유럽연합(EU)의 기조에 프랑스도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마르크 페라치 프랑스 산업에너지 담당 장관은 "미국 대통령이 표명한 입장을 고려할 때 협상은 어려울 수밖에 없다"면서도 "협상에 임하면서 미리 양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고 폴리티코 유럽판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라치 장관은 폴리티코와 인터뷰에서 "무엇보다도, 원칙적으로 도널드 트럼프의 요구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것이 나의 확고한 신념"이라고 덧붙였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해 11월 대선 이후 트럼프 당시 당선인과 통화에서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방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 사실을 언론에 공개하며 "EU와 미국이 공통의 이익을 중심으로 대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 가운데 하나가 LNG로, 러시아산을 미국산으로 대체하면 우리에겐 더 저렴해 에너지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무역·경제안보 담당 집행위원도 지난 29일 유럽의회에서 미국산 LNG 구매 확대를 예로 들며 "EU와 미국 간 더 심층적인 협력을 모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EU 국가들이 미국산 석유나 가스를 대규모로 구매하지 않으면 관세를 대폭 올리겠다고 압박했다.
EU는 2027년까지 러시아산 LNG 수입을 완전히 중단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미국산 LNG 구매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
EU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주력해왔으나 여전히 EU의 천연가스 수입 중 러시아산은 노르웨이·미국산에 이어 많다.
그러나 EU 회원국 가운데 일부는 집행위의 트럼프 정부의 압력에 밀려 미국산 LNG 구매를 확대하는 대처법에 회의적이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독일과 핀란드는 미국산 LNG 추가 구매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이미 LNG 수입 인프라가 한계에 이르렀고 미국산 LNG를 더 많이 수입하는 건 물류나 비용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EU의 2050년 탄소 중립 목표를 고려할 때 미국산 LNG 추가 구매는 지속 가능한 에너지 정책에도 어긋난다고 반론도 나온다.
프랑스가 집행위 계획에 의문을 제기하는 배경엔 더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
프랑스는 현재 EU에서 러시아산 LNG를 가장 많이 직접 구매하는 국가다.
원자재 정보 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프랑스는 지난달 총 66만t의 러시아산 LNG를 수입했다.
이는 프랑스 에너지 대기업 토탈에너지가 러시아 야말 LNG 프로젝트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탈에너지는 장기 계약에 따라 2032년까지 연간 최소 400만t의 LNG를 구매해야 한다.
이런 이유로 전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유럽의 탄소 집약적 산업 보호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EU 관계자들과 만난 페라치 장관은 프랑스가 러시아산 LNG 수입에 대한 입장을 바꾸거나, 러시아산의 전면 수입 금지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mail protected](끝)
증권 주요 뉴스
증권 많이 본 뉴스
매일경제 마켓에서 지난 2시간동안
많이 조회된 뉴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