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장에 우량주가 어딨어”…시총 2위 하이닉스, AI 거품론에 하루 10% 추락

김제림 기자([email protected])

입력 : 2025.01.31 19:21:02
K증시 ‘딥시크 쇼크’

AI 투자 늘려오던 빅테크
더이상 언급 자제로 선회


31일 서울 여의도 KRX한국거래소 홍보관에 주가지수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의 주식가격의 종가가 표시되고있다. [김호영 기자]


지난해 부터 이어온 AI투자 피크아웃 우려가 ‘딥시크 쇼크’로 다시 부각되며 국내외 AI·반도체 관련주들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그동안 AI반도체주들의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은 막대한 시설투자를 계속하겠다는 빅테크들의 의지 때문이었다.

하지만 딥시크의 등장에 때맞춰 미국 주요 빅테크들의 4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 관련 설비투자를 줄일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반도체주 ‘투심’이 더욱 위축되는 모습이다.

이때문에 설연휴 직후 열린 31일 증시에서 국내 반도체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그동안 엔비디아 밸류체인에 속해 주가 상승을 이어왔던 SK하이닉스, 한미반도체 등의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올들어 외국인들은 SK하이닉스를 1조7770억원 순매수했지만 31일엔 3918억원 순매도하면서 20만원 선이 무너졌다.

이날 기록한 9.86% 하락폭은 작년 8월 블랙먼데이 때와 비슷한 낙폭이다. 지난 9월 모건스탠리가 ‘반도체의 겨울’을 예고하며 SK하이닉스 목표가를 반토막냈을 때도 SK하이닉스 주가는 6%대 하락에 그쳤다.



또한 이날 후공정주인 한미반도체는 6.14%, 피에스케이는 7.51% 하락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주인 이수페타시스, ISC는 각각 5.38%, 8.09% 떨어졌다. AI밸류체인에 속하지 않는 삼성전자가 2.42% 하락한 것에 비하면 하락폭이 매우 컸다.

딥시크의 출현으로 더 많은 투자, 더 비싼 고성능 반도체가 AI 경쟁에서 불가피하다는 믿음이 깨지면서 엔비디아 주가가 제대로된 회복을 못 보여준 것이 결정타였다. 이미 일본 반도체 장비주 어드반테스트 역시 딥시크 쇼크 전보다 주가가 12% 가량 빠진 상태다.

게다가 미국 빅테크들의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AI 투자과 과거처럼 공격적으로 이어질 것이란 발언이 없었다는 점도 반도체주엔 악재였다. 중장기 인프라 투자 전략과 관련해 미묘한 변화가 포착된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에이미 후드 최고재무관리자(CFO)는 인프라 구축 시 한 번에 너무 많은 자원을 구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메타 플랫폼의 로고. [로이터 = 연합뉴스]


메타 역시 “시간이 지나면 바뀔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인프라 구축 능력이 중요한 경쟁 우위가 될 것”라는 발언을 하며 ‘현재로서는’이란 단서를 달아 중장기적으론 시설투자 계획이 바뀔수도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테슬라도 시설투자가 작년과 동일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작년만해도 AI투자는 과다투자보다 과소투자의 위험이 훨씬 크다며 경쟁적으로 AI투자 의사를 피력하던 빅테크들이 달라진 것이다.

램리서치는 컨센서스를 상회한 4분기 실적과 가이던스를 발표하면서도 대중 반도체 규제 영향으로 연 7억 달러 수준의 매출 역풍이 있을 것으로 우려하기도 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엔비디아 중심의 AI인프라 구축 경쟁이 단기간에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딥시크로 인해 AI 인프라 구축 경쟁에 작은 균열이 만들어진 것은 부인하기 어려워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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