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 투자로 명성 떨친 ‘빅쇼트’ 4인방
증시 호황 이어지자 ‘롱 잡아라’
엔비디아 하락에도 “저가 매수 기회”
증시 호황 이어지자 ‘롱 잡아라’
엔비디아 하락에도 “저가 매수 기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견해 ‘숏(short·주가 하락에 베팅)’ 투자의 전설로 불리며 영화 ‘빅쇼트’의 배경이 된 주인공 4인방이 지금은 ‘롱(long·주가 상승에 베팅)’ 포지션을 잡을 때라고 입을 모았다.
30일(현지시간)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 포터 콜린스, 빈센트 다니엘, 스티브 아이스만, 대니 모지스는 28일 마이애미에서 열린 대체투자 컨퍼런스에 ‘빅쇼트 패널’로 참여했다.
그러나 비관론자로 명성을 떨친 빅쇼트 4인방은 의외로 숏 전략 대신 롱 전략을 권했다.
포터 콜린스 시울프캐피털 공동창립자는 “우리가 커리어 내내 해왔던 것은 역발상 투자”라며 “고평가된 자산과 함께, 저평가된 자산을 찾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 4인방은 저마다의 식견으로 시장이 주목하지 않은 동향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콜린스는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지는 아시아 주식에 주목하라고 전했다.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 증시를 아우르는 MSCI 아시아 태평양 지수는 4개월간 이어졌던 하향세로부터 반전에 성공해 31일 오후 기준 지난달보다 1.56% 올랐다.
콜린스와 함께 시울프캐피털을 공동창립한 빈센트 다니엘도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달러 약세를 예상하며 중국 증시 등 신흥국 자산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이들은 주택 관련 건설주 등 가치주 투자를 조언하기도 했다. 스티브 아이스만은스티브 아이스만은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올해 말 통화정책을 완화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주택 부문 지원이 예상돼 주택건설업체 관련 주식의 전망이 좋다”고 밝혔다.
다우존스 미국주택건축지수를 추적하며 건설사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US 홈 컨스트럭션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 들어 6.58% 상승했다.
대니 모지스 모지스벤쳐 창립자는 “가치주를 매집하고 있다”며 “리스크 헷징을 위해 금에도 투자한다”고 전했다.
주식시장 호황이 계속되자 월가의 대표적 숏 투자자들마저 롱 투자 전략으로 노선을 변경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들은 ‘딥시크 충격’으로 뉴욕증시가 흔들렸던 지난 27일의 주식시장에 대한 의견도 밝혔다. 빈센트 다니엘은 “어제(27일) 일어난 일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AI)는 죽지 않는다”며 “결국 AI의 발전은 생산성 향상의 문제와 직결되므로 이 부분에 대한 기대는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빅쇼트 4인방은 27일 하루동안 16.97%가 빠졌던 엔비디아 주가의 급락도 숏 투자가 아닌 저가 매수의 기회로 파악했다.
한편, 뉴욕증시의 지난 17년 동안 연속 상승에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기관들 수는 현저히 줄어들었다.
헤지펀드 분석기관인 헤지펀드리서치(HFR)에 따르면 숏 전략을 구사하는 월가 숏 바이어스 헤지펀드의 수는 지난해 102개에 불과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있었던 2008년보다 70% 이상 줄어들었다.
숏 바이어스 헤지펀드는 기업의 취약점을 파악한 뒤 이를 공표해 숏 포지션 수익을 실현하는 행동주의 공매도 전략을 구사한다.
지난 15일엔 ‘월가의 저승사자’로 불렸던 행동주의 공매도 투자회사 힌덴버그 리서치가 8년 만에 문을 닫는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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