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호재 '탄소포집' 엑손모빌·옥시덴털 주목

홍성용 기자([email protected])

입력 : 2025.01.05 16:57:37 I 수정 : 2025.01.07 15:22:36
정책 수혜에 성장성 부각



올해 월가를 비롯한 전 세계 금융투자업계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정부는 화석연료 생산을 촉진해 전기료를 대폭 줄이겠다는 비전을 핵심 정책으로 내세웠지만 역설적으로 환경 친화적인 '탄소포집(CCUS)' 기술이 본격 확대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CUS는 화석연료를 사용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CCS)하거나 활용(CCU)하는 기술이다. CCUS 기술 중 최근에는 거대한 팬을 돌려 대기 중 공기를 빨아들인 후 탄소와 결합하는 화학물질을 사용해 탄소를 제거하는 대기직접포집(DAC) 프로젝트가 주목받고 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서는 엑손모빌, 옥시덴털 페트롤리엄, 쉘 등 글로벌 석유·천연가스 기업들이 탄소포집 정책의 대표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하나증권은 "트럼프2.0 시대에 탄소포집(CCS·DAC)의 성장성이 더욱 부각될 여지가 높다"며 "트럼프의 핵심 정책인 원유·가스 생산량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유전에서 이산화탄소를 활용한 석유회수증진(EOR)이 필수적인데, 미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이산화탄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미국은 지난해 발효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CCUS 설비 설치 등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세액공제 지원을 강화했다. CCS는 탄소 1t당 85달러의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엑손모빌, 옥시덴털 페트롤리엄, 셰브론 등 석유기업들은 IRA법을 통해 지원받은 3700억달러의 친환경 세액공제를 활용해 수소와 탄소포집 기술에 대한 투자를 키워왔다.

엑손모빌이 데이터센터에 직접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설계하는 대규모 천연가스 화력발전소에 이산화탄소를 90% 이상 포집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하려는 게 대표적인 예다.

셰브론의 친환경에너지 자회사인 셰브론 뉴에너지스도 탄소포집 기술을 갖춘 천연가스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방안을 1년 이상 논의해왔다.

더구나 이들 기업은 석유 생산량을 확대하기 위해 탄소를 유전에 주입하는 CCS 방식을 이미 적극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친환경 기술을 석유 생산능력 확장에 쓴다는 비판에도 궁극적으로 미국의 전기료를 낮추는 데 일조할 것이라는 점에서 트럼프가 탄소포집을 지원하는 IRA법을 폐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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