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짭짤해요”…요즘 채권 개미들 등급 낮은 곳으로 몰린다는데, 어디길래

명지예 기자([email protected])

입력 : 2025.01.05 18:38:10
작년 회사채 9.8조원 사들여
고수익 매력에 투자자 몰려
비우량 속하는 A등급 비중도
2022년 17%서 작년 41% 쑥
전문가 “기업 신용변동 유의”


[이미지 출처 = 연합뉴스]


개인투자자의 채권 투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회사채 시장에서의 개인투자자 존재감도 커졌다. 개인들은 기관투자자가 적극적으로 담지 않는 A급 이하 회사채도 대거 사들였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은 회사채를 9조863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2022년 개인의 회사채 순매수 규모는 약 8조원이었다가 2023년 10조1925억원으로 급증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순매수 규모가 소폭 줄었지만 여전히 개인의 채권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회사채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회사채는 기업이 시설투자나 운영 등에 쓰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발행사는 회사채 투자자에게 정기적으로 이자를 지급하고 약속된 날짜에 원금을 상환한다.

카드사, 캐피털사 등 여신전문회사가 발행하는 여전채도 회사채와 함께 대표적인 신용채권 상품으로 꼽힌다.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 여전채를 9조8873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전년(8조4958억원)에 비해서도 16% 늘어난 규모다.



정화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개인의 채권 투자가 크게 증가한 것은 투자자 기반이 확대된다는 측면에서 채권 시장에 긍정적인 변화”라며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채권 거래를 통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할 수 있게 됐다”고 짚었다.

개인의 회사채 투자 규모가 커짐과 동시에 투자 상품 선택도 과감해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개인투자자의 장외 회사채 잔액에서 A등급 채권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2022년 말 A등급 회사채 비중은 17%에 불과했지만 2023년 말 36%, 지난해 말 41%로 급증했다. A등급은 AAA부터 BBB-까지 10단계 투자적격등급 중 5~7번째에 속하는 비우량 채권이다.

신용평가사가 발행사의 재무 상태, 수익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등급을 매긴다. 기관투자자는 내부 투자 가이드라인 등에 따라 더 안정성이 높은 AA등급 이상 채권에 주로 투자한다.

지난해 내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회사채 금리도 점진적으로 하락했다. AA-급 회사채 3년물 금리는 지난해 초 4%를 웃돌았지만 현재 3.1%대까지 떨어져 있다.

통상 등급이 낮을수록 채권 금리가 높기 때문에 개인투자자는 더 높은 수익률을 얻기 위해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큰 비우량채 투자를 늘린 것으로 보인다. 회사채 잔액 내 BBB급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3년 말 6%에서 2024년 말 8%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경기 둔화로 인해 기업들의 신용 여건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혜진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채권 투자 관점에서 짧게는 1년, 길게는 10년 만기 보유까지 큰 호흡에서 기업을 보수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현재 대마불사로 보이는 대기업일지라도 미래 먹거리 확보가 가능한지, 신규 투자 자금을 차입금에만 의존하고 있는지 체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크레디트채권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지만, 연초 기관이 자금을 집행해 시장 강세(채권 금리 하락)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채권 금리가 하락하면 가격이 올라 차익을 얻을 수 있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헌법재판관 2인을 임명해 정치적 불확실성이 완화될 수 있는 환경으로, 위축됐던 크레디트 투자심리도 회복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연초 효과에 따른 크레디트 강세를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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